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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늑대 상인과의 계약 – 금지된 거래의 뒷이야기

창문 너머 이야기/단편 창작

by LeisureLog 2025. 5. 1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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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늑대 상인의 등장

늑대 상인

 

 

깊은 숲속, 달빛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밤이었다.

이곳은 인간의 발길이 좀처럼 닿지 않는 장소였지만, 오늘은 달랐다.

남자가 조심스레 숲을 헤치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는 손에 빳빳한 지폐 뭉치를 쥔 채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폈다.

전설로만 전해지는 숲속 시장.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 인간과 짐승이 거래를 한다는 비밀스러운 장소.

 

그는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에 대해 듣고 찾아왔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그 전설의 중심에 선 자, 늑대 상인이 있다고 했다.

“기다리고 있었다.”

낮은 목소리가 숲속을 울렸다. 남자가 고개를 돌리자, 짙은 회색빛 털을 가진 늑대 한 마리가 눈앞에 서 있었다. 보통 늑대와는 달랐다. 늑대의 눈동자는 사람처럼 지혜로웠고, 어둠 속에서도 반짝였다.

“네가 늑대 상인인가?” 남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늑대는 천천히 걸어 나오며 말했다. “그렇다. 나는 계약을 맺는 자.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남자는 손에 쥔 지폐를 내밀며 말했다.

“난 부자가 되고 싶어. 이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부를 원한다.”

늑대 상인은 지폐를 바라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돈으로 부를 산다고 생각하는가?

네가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이다.”

남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난 힘을 원해.”

늑대 상인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좋다. 계약을 맺지.”

그 순간, 숲속 공기가 달라졌다.

나뭇잎이 부스럭이며 춤을 추듯 흔들렸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남자의 손끝에서 검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기억해라.” 늑대 상인이 낮게 속삭였다

“계약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남자는 그 말의 의미를 알지 못한 채, 늑대와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몸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무엇을 잃었는지는 아직 알지 못했다.

 


 

2화 - 계약의 대가

 

남자는 꿈을 꾸었다.

새벽녘의 숲, 서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그는 자신이 거대한 어둠 속에 서 있음을 깨달았다. 발밑은 보이지 않았고, 사방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목소리들이었다. 가족, 친구, 동료들. 하지만 그들의 말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변해가고 있었다.

“무엇이지…?”

남자가 물었을 때, 검은 안개가 그의 손끝을 감쌌다. 순간, 숨이 턱 막혔다. 목소리들이 점점 멀어졌다. 손을 뻗었지만, 그 누구도 닿을 수 없었다.

그때, 날카로운 목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눈을 떠라.”

 

그는 화들짝 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현실이었다. 그러나… 무언가 달랐다.

그의 손끝이 검게 물들어 있었다.

 

남자는 거울 앞에 섰다. 얼굴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눈빛이 이전과 달랐다. 무언가 차갑고 날카로운 감각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렸다. 손끝에서 뻗어나온 검은 기운이 서서히 사라졌지만, 느낌은 그대로였다.

‘이게… 대가인가?’

 

그는 시장에서 늑대 상인의 말을 떠올렸다. “계약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남자는 손을 쥐었다 폈다. 이전보다 더 강해진 것 같았다. 더 빠르고, 더 날카롭고, 더 단단한 느낌. 마치 자신의 몸이 새로운 무언가로 변해가는 것 같았다. 그는 만족스럽게 웃으려 했으나, 갑자기 머릿속이 흔들렸다.

기억이 흐릿했다. 분명 어제까지 확실했던 것들이 가물가물했다. 가족의 얼굴이 또렷하지 않았고, 어릴 적 기억들이 희미해졌다.

그는 허겁지겁 방을 나섰다. 거리로 나가려 문을 열었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대가를 받아들이는 것은 네 몫이다.”

 

늑대 상인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황금빛 눈동자가 남자를 응시했다.

“네가 얻은 힘, 그에 맞는 것을 잃게 되리라.”

남자는 숨을 삼켰다.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이제야 깨닫기 시작했다.

 

 

다음

3화 새로운 손님 4화 사라진 영혼들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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