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살포시 나서본 관악산 낙엽길 밟으며 힐링 산행
토요일 계속되는 교육으로 토요산행은 잠시 미뤄두고 일요일 한 낮 홀로 찾았던 관악산
오랜만에 과천청사 뒷편에서 연주대로 향하는 등산로를 택했다.
점심 무렵엔 나선 산행이라 등산객은 한두명 보일뿐 바람과 관악의 공기만이 벗한다.
과천청사 7번 출구
출구를 나서면 운동장이 펼쳐져 있고 한텬으로 억새풀이 자리하고 있다.
도도히 고개 세운 억세풀도 있고, 바람에 지쳤는지 고객 숙인 억세로 자리잡고...
오가는 인적이 없는 한산한 코스
예전 이 코스도 많은 등산객 지났던 것 같은데 어찌 한산하기만 하다.
시간대가 애매했던 탓일까?
어쨋든 홀로 한가로운 등산으로는 최고의 타이밍
시야는 어둡다.
미세먼지가 점점 더 심해지는 수도권
올 겨울도 지독한 미세먼지 속에 보내야 할 겨울인 듯 싶어 아쉬움도 가득하다.
저 멀리 과천 시내가 뿌연 먼지 속에 펼쳐져 있고
잠시 쉬어가는 길에 모자 하나만 달랑 올려 놓아 본다.
바람에 일렁이다 날아가진 않을까 하는 살짝의 불안도 있지만 그리 샌 바람이 지나지는 않기에...
잠시 쉬었다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살포시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목마름을 해소하고자 물 한모금 마시고
틈틈히 멈추어서 주변 경관을 둘러본다.
아쉽게도 아~하는 탄성은 홀로 감추어 들지만 그래도 경관에 빠져본다.
고지가 조금씩 높아지자 전날 살짝 내린 눈의 흔적이 보인다.
사람의 발길을 피해 살포시 쌓여있는 눈
올겨울 설경이 사뭇 설레임으로 다가선다.
그런데 깜빡 잊고 만 것이 있었다.
과천청사역 부근에서 산행 중 행동식으로 때울 군것질꺼리를 준비하지 못했다.
이런 이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조금만 더 오르면 연주대인데...
거기다가 핸드폰도 방전이 되고...
다행히 보조 배터리로 충전을 하여 보지만 속도는 더디기만 하고
1%, 2%, 3% 느리게 쌓여가는 핸드폰 충전에 비하여
배고픔은 아우토반 급으로 밀려온다.
아쉬움 뒤로, 다음을 또!를 속삭이면서 하산 모드로 접어든다.
이정표가 과천청사역, 마당바위 방면, 과천향교 방면을 안내한다.
배고픔에 가장 짧은 거리인 익히 알고 있는 코스인 과천향교 방면으로 잡는다.
하산코스...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낙엽이 쌓여도 너무 많이 쌓여 있다.
등산객의 발걸음이 한 동안 멈춘 듯 등산로는 낙엽으로 가득...
오가는 사람 없이 오롯이 나의 낙엽 밟는 소리만이 주변을 맴돈다.
저벅 저벅 저벅
점점 아래로 내려오면서 등산로인지 그냥 숲인지 분간이 어렵다.
인적이 메말라버린 등산코스가 되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과천청사 뒷편에서 잠시 어디로 갈까 망설인다.
간촌약수터 방면과 그냥 지하철 역으로...
그런데 배고픔이 그 망설임을 돌려 세운다.
그때 한 하산객을 만난다.
처음 보는 사이지만 인사 주고받는다.
"이쪽 사람이 거의 안다니는 것 같네여...발걸음 흔적이 없어요!"
"지나온 코스가 나와 같은 모양새였나 보다"
중간에 배고픔에 지름길 찾아 내려오다 보니 이리로 택했는데 낙엽만 수두룩하고...
그때 배 많이 고프세요
제게 간식거리가 좀 있는데...라면서 어제 지리산 갔다와서 배낭에 남겨진 것이라면서 아낌없이 꺼내서 건내준다.
감사의 마음으로 사양없이 받아서 배를 채우니 에너지가 용솟음치는 듯...
감사는 다음 어느 누구에겐가로 되돌려주는 것으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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