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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 한때의 중심, 이제는 흐릿한 역사

여가와 문화 마을/일상 다이어리

by raony 2019. 5. 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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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파릇파릇 새싹과 함께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시작되면

농부네의 일손은 분주하다.

 

볍씨도 담가야 하고, 옥수수도 심어야하고 콩도 심어야 하고...

봄이 되면서 농부네 일손도 마음도 분주해지지만

분주함 속에서도 삶의 즐거움이 만들어져 간다.

 

올해는 자식이 진학을 하니까

대 풍년이 되어 녀석이 맘고생 안하도록 해 줘야 할터인디...

올 가을엔 딸 시집가는데

하면서 허허로운 독백이 이어지면서도

그 옛적 농부네의 봄 발걸음은 바쁘기만 했다.

소가 밭을 갈고 논을 갈고 하던 시대는 경운기 등 동력을 움직이는 농기계가 등장하면서

농사일에 치여살던 소들은 해방을 맞이하고

소가 농경의 노동에서 해방은 되었지만

농부네들의 주머니는 농기계 구입하느라 더 분주히 움직여야 했다.

 

저기 영감 

저 옆집은 그것 샀던데...우리도 하나 삽시다.

일단 힘든 노동에서 해방도 좀 되고, 꼴보기 싫은 옆집이 샀으니

기죽기 싫어서라도 사야하고...

 

경운기에 달려서 모내기전 논을 고르기 위한 로타리에 중요한 역할 담당하고

파종을 흙을 부드럽게 정비하기 위해 사용되...

 

트랙터가 등장하기까지의 주된 임무로 한시즌을 풍미

하지만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고물이 되어  비좁은 마당 한구석에 방치되어 있던...

 

아마도 지금은 고물로 팔려나가 완전 분해되어

새로운 기계의 부품으로 자리잡고 있거나

아니면 녹슬데로 녹슬어 또 다른 어느 구석에서

지나온 세월을 그리워 하던가....

 

학교 끝나고

엄마 손에 등 떠밀려

나보다도 한참이 크던 소 몰고 풀먹이러 나가던

아주 아주 어린 시절의 순간이 스을쩍 스쳐 지난다

지금은 아무도 곁에 없지만...

추억이란 단어로 이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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